계획이 없었던 산행
저무는기축년
마지막 산행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스친다
자정을 지나 새벽1시30분
무작정 베낭 메고 나도 모르게 지리로 향했다
오밤중에 도착한 곳은 중산리
04시30분...홀로 아무도 없는 칼바위골을 더듬어 올랐다
하산은 어디로 할까...!
모르겠다...그냥 어둠에 잠겨 있는
그리웠던 지리 품으로 스몄다
▲ 장터목 약 1km 전...칼바위골 사이로 여명이 밝아 온다
급하게 올라 볼까...아니면 그냥 처음 생각대로 할까...순간 갈등을 해보았다
하지만...이내 후자로 생각을 굳히고 만다
▲ 붉은 태양의머리가 방긋 솓아 오른다
힘들었던 기축년...올해가 가기전 모든게 정리가 되면 좋으련만...!
2009년12월26일 지리가 밝아 오고 내 마음도 밝아 온다
가능한...시야가 가리지 안는 곳을 찿아 해맞이를 맞이하여 보았다
해오름이 천왕남릉에 가릴것이라 생각했는데...자리를 잘 잡았는 것 같다
▲ 인생...또한 산능성이를 오르내리는 것과 같지 않겠나...!
▲ 힘내자...인간아...!
산이 침묵으로 가리쳐 주지 않던가...!
▲ 일출봉을 당겨 보았다
4~500m남은 장터목을 마져 오른다
샘터에서 산객들의 소리가 들려오고 장터목산장의 발전기 소리가 들려 온다
장터목산장에 도착...
얼은 손도 녹일 겸 취사실에 들어가니 예상 밖에 취사실 공간이 한가하다
커피라도 한잔 마시고 가야겠다 생각하고...한쪽 구석에 베낭을 내리려니...
지리산 케이블카 설치 반대 1인 시위를 하시는 김병관님이 계신다
오늘도 수고 많으세요...인사를 건내고...
산을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서 함께 동참하지 못하는
나의미안함과 멀쓱함에 잠시의 침묵이 흐르고...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따뜻한 커피와 쏘시지를 먹고 나서는 나의베낭에 No!케이블카 시그널을 달아 주신다
진정...무엇이 자연을 지키는 것인지 모두가 공감한다면 이런 슬픈 외침은 없을 것인데...!
하루 빨리 산에 케이블카 설치 계획이 철회되길 기대 해 본다
▲ 반야를 중심으로 좌로 노고단 우로 만복대가 가까워 보인다
▲ 오르는...천왕 뒷쪽의 풍경이 너무도 좋아 자꾸 뒤돌아 본다
▲ 연하봉 일출봉 삼신봉 뒤로우람하게 솓은 촛대봉이 보이고...!
▲ 그 넉넉함이 좋아...무의식중에 계속 셧더를 누른다
▲ 제석봉에서...지리의 주능선이 굽이친다...반야 왼쪽으로 노고단까지...!
▲ 우둑커니...거선 바람이 부는 가운데 서서 천왕을 바라 보았다
아무리 보아도 질리지 않는다...한참을 상념에 사로 잡혀 보고 있노라니...
1986년에 산에 입문하여 지리 종주를 꿈꾸며 1년...드디어 3박4일간 휴가를 내고
지리종주에 들었다 그때가 1987년 7월말로 기억되는데...중산리에서 시작한 종주 장터목1박 임걸령2박중
태풍 셀마로 임걸령에서 고립이 된적이 있었다...지금처럼 휴대전화나 연락을 취 할 방법은 전무한 상황...!
혼자서 임걸령 샘터 옆에 텐트를 치고2박3일을 쏟아지는 비와 강풍을 맞닥드려야 했었다
무리하게 피아골로 내려선다는 것은 자살 행위...회사는 어떻게 되더라도...에라 모르겠다
생각하니 마음은 편했다...그냥 2박3일을 텐트 안에서만 있어야 했다
하지만...집에서 걱정하실 어머니가 걱정이 많이 되었던 생각...!
그 외로운 시간을 달래려스펀지 메트리스 앞뒤 빼곡하게낙서와 시 같지도 않은 시를 써 놓았는데...
지금은 어디로 사라 졌는지 영 잃어 버렸다.
3일째...바람이 멋고 비가 멋은 지리의 황홀한 풍경과 넉넉함이 그토록 좋을 수가 없었다
텐트를 거두어 보니 최신형 드랄뉴민 폴대는 다부러지고 엉망징창...그래도 그 난리속에
나에게 편안한 공간을 마련해 주었던 그 텐트가 한 없이 고마운 존재...!
노고단을 올라 화엄사골을 하산하는데 물빠진 계곡이지만 수량이 대단하였다
그렇게 무사히 지리 종주를 마친...그것이 첫 지리와의 대면이였다
집에 무사히 도착하여 어머님이 하신 말..."어릴적부터 산에 산놈을 뭘 걱정해"...!!!! 였다.
한술 더 떠...회사에 전화를 해서 산에 들어갔다고 휴가를 연장해 놓기까지 하셨다.
왜 지금...천왕을 바라보노라니문득 그때 생각이 들까...!
그래서 지리에 들면더 어머니를 보고싶다...모두 나만 혼자 남겨두고 왜 급히 가셨을까!
불혹도 꺽어진나이에도 왜...어머니 생각 앞에는 나는 작아 지는 걸까...!
그것이 나와 지리의 첫 만남이였고...잊을 수 없는 추억으로 남아 있다
▲일출봉 능선 너머로...내외삼신봉과 멀리 광양 백운산 조망된다
▲ 천왕봉을 지척에 두고...풍광이 너무 아름다워 가다 돌아보다를 반복한다
▲ 천왕봉을 오르며...상고대와 내외 삼신봉 뒤에 형제봉이 살짝 보이고 멀리 백운산까지 조망된다
▲ 일출봉 너머...촛대봉과 시루봉이 이제는 내려다 보인다
▲ 제석봉 연하봉 촛대봉 영신봉 반야봉 반야 왼쪽으로 노고단 살짝 조망되고
반야 삼도봉에서 불무장등이 길게 좌로 뻗어 황장산을 이루고 있다
▲ 영신봉에서 남쪽으로 길게 뻗어나간 삼신봉과 살짝 악양의 형제봉이 보이고 멀리 광양 백운산이 조망된다
▲ 내외삼신봉과...너머 형제봉 뒤로 광양 백운산을 당겨 보았다
▲ 천왕봉에서...!
좌부터...시루봉 촛대봉 영신봉 반야봉...반야봉 앞 삼도봉에서 좌로 길게 뻗어간
불무장능과 황장산이 크게 솓아 있고 노고단이 불무장능에겹쳐서 조망된다
▲ 천왕봉에서...조망
내외삼신봉과 악양 형제봉이 겹쳐 보이고 뒤로 광양 백운산
▲ 칼바람이 부는 정상이지만...젊은 한 커플의 아가씨에게 사진을 찍어 달라리
장갑까지 벗어 던지는 아가씨...한장 더 하며...옆에 저 분은 좀 안나오면 좋겠는데하는데...!
정상에는 원래 관중도 있어야 한다고손시려우니 빨리 찍으라고 하니...하나 둘...하고 셋은 안하시던데...!
한 젊은 커플이 천왕봉을 만끽하는 모습이 너무나도 보기 좋았다.
장비도 부실하여 정상이 많이 추웠을텐데...
춥지 안냐고 하니...괜찮다며...연신 추억을 담는 한 커플...!
그 모습이 너무 좋아 보인다...두 분 꼭 잘 되시 길...!
▲ 그래서...한장 더~는...이렇게 트리밍 했답니다...^^
▲ 중봉을 향하며...돌아 본 천왕봉
얼마 전부터 통증이 오던 오른쪽 발목이 씨끈거린다...우~씨!!! 아직 갈때가 더 많은데...!
▲ 중봉에서...지리 태극 종주길 새봉이 내려다 보이고 뒤로 왕산과 필봉산조망된다
▲ 중봉에서...웅석봉과 달뜨기능선이 부드럽게 펼쳐지고...그 앞에 써리봉이 내려다 보인다
이쯤에서...어디로 내려갈까 생각해 본다...차는 중산리에 있고...대원사로 갈수는 없는 일...!
그래 써리봉으로 해서 황금능선을 가다보면 순두류로 내려갈 수 있겠지...고~고~!!!
▲ 오후가 되며...주변 풍광이 더 맑아 진다
중봉에서...세걸산과 바래봉 능선이 선명하게 조망되고...그 앞에 칠암자 순례를 한 삼정산이 내려다 보인다
▲ 써리봉을 향하며...눈덮힌 덕유산을 당겨 보았다
쌍으로...남덕유과 서봉이 솓아 있고 무룡산을 거쳐 향적봉이 솓아 있다
▲ 써리봉을 향하며...천왕봉과 중봉이 가장 잘 조망되는 곳에서...!
▲ 천왕봉에서 흘러내린 법계사 능선과 뒤로 일출봉 능선 흐르고
뒤로 삼신봉과 광양 백운산은 이제 멀어 보인다
▲ 천왕봉과 법계사능선...멀리 삼신봉과 광양 백운산
▲ 1523봉 전망대에서...돌아 본 써리봉과 천왕봉
▲ 장당골 그리매
▲ 고도가 낮아지며...멀리 이제는 삼신봉도 높아 보인다
▲ 황금능선이 구곡산으로 이여지고 그 우측 골짜기가 중봉골(마야계곡)이다
▲ 1523봉 아래 전망대에서...웅석봉과 달뜨기능선...그리고 장당골이 길게 흐른다
▲ 황금능선
1523봉을 내려서서 진행하다 우측으로 하산 중봉골(마야계곡)까지 깔탈스러운 너덜지대를
내려와 중봉골을 만났다
▲ 용추폭포
중봉골(마야계곡)을 따라...순두류에 하산
희미한 옛길을 따라 내려서 순두류에서 법계사를 오르는 주 등로를 만나고
순두류아지트를 찾아 볼 요령으로...계곡 건너편을 오르 내렷지만 실패 하였다
이럴 줄 알았으면 슬이님 트랙 point를 찍어 올걸...! 아쉽지만 다음을 기약하고 말았다
법계사 셔틀버스를 기다리니 4시경에 셔틀버스가 도착하여 편안하게 중산리에 도착하였다
▲ 아쉬워...중산리에서 천왕봉을 당겨 보고...오는 신년에도 지리에 들어야 겠다
무계획으로 무작정 달려 간 지리...그 넉넉함에 또 반하고
그 여운에 귀울하는 운전에도 휘파람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 족적:중산리>칼바위골>장터목>제석봉>천왕봉>중봉>써리봉>황금능선>중봉골>순두류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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