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4.13 (수)
할미꽃을 본지 참 오래된 듯 하고, 요즘은 참 귀한 꽃이 되었다.
운동하러 나섯던 아내가 대공원 솔마루길에서 담아 온 할미꽃
아주 슬픈 전설을 가진 꽃이라, 어릴적엔 이 꽃을 보면 애써 외면 했었다.
너무도 화려한 튤립은 매혹적임에 분명하여, 튤립 색깔에 따라 꽃말도 참 많다.
빨강색 꽃말은 '사랑의 고백' 이라하고
노랑색 꽃말은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짝사랑'
보라색 꽃말음 '영원한 사랑'
분홍색 꽃말은 '애정, 배려, 사랑의 시작'
노랑색과 빨강색이 섞인색은 '매록적인 사랑, 수줍은 사랑의 표시'
흰색 꽃말은 '잃어버린 사랑, 새로운 사랑, 실연, 용서' 라고 한다.
▶ Photo 후기
장미공원 위 호수길
'사랑의 굴레, 사랑의 배신' 할미꽃의 꽃말
어릴시절 유독 이꽃을 많이 보았는데, 지금도 기억이 생생한 건 엄니께서 들려 주셨던 할미꽃에 대한 전설이었다. 유독 양지바른 무덤 주변에 많이 피던 꽃이라, 이 꽃의 이야기를 들은 후부터 애써 외면했던 기억이다. 붉다 못해 검붉은 할미꽃 속내를 들여다 볼려면 한없이 낮추어야 그 속을 볼 수 있었고, 꽃을 뒤덥고 있는 흰털은 묘한 기분이 들게 했었다. 더해 꽃이 지고 나면 호호백발 흰 머리카락 처럼 길게 늘어진 모습은 마치 애처로움과 처량함을 느끼게 하는 슬픈 꽃이었다.
할미꽃의 대하여 내가 들었던 전설은 대략 이러했다 옛날 산골에 사는 한 할머니가 두 손녀를 어렵게 키워 시집을 보내고, 늙고 병들어 찾아 간 큰손녀에게 냉대 당하자 크게 상심한 할머니는 산넘어 작은 손녀를 찾아 가다 고개에서 기력이 다해 그만 쓰러져 죽었다고 한다, 이 소식을 들은 작은 손녀가 급히 할머니를 찾아 나섯지만 이미 흰눈을 소복히 덮고 죽어 있는 할머니를 부둥켜 앉고 목놓아 울었지만 이미 소용없는 일이었다. 할머니를 양지 바른 곳에 장례 치루고 이듬해 따스한 봄이 왔는데, 무덤가에 작은 꽃이 피어 있는 것을 보고 마치 흰머리에 꼬부랑 할머니를 닮은 이 꽃을 할미꽃이라 불렀다고 하는 대략 이런 이야기였다.
옛부터 전해져 오는 전설은 대부분은 윗 어른들을 잘 공경하고, 악한 일을 자행하면 벌을 받고 호랑이가 물어 간다는 호환마마 이야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이 할미꽃에 대한 전설은 꽃의 생김새가 독특하여 이꽃을 보면 호호백발 꼬부랑 할머니를 연상케 하는 묘한 마력이 있다.
나는 어린시절 참 가난한 집의 차남이었다. 어린시절 전기불 절약하려 등진불 켜놓고 긴긴밤 잠들기 전 옛날 이야기를 들려 주시던 엄니 생각에 잠시 뭉클해 진다. 엄니 기분 좋은 날이면 들려 주었던 옛날 이야기, 참 먹고 살기 힘들었던 시절이었지, 마을 앞 비포장 신작로에 군부대 트럭이 지나 갈 때면 배기통에서 뿜어 나온던 휘발유 냄새가 좋아 군 트럭을 따라 뛰어 다녔고, 초딩 때부터 매일 새벽 5시면 일어나 마을 취로 사업에 뛰어 들곤 했다. 바로 그 유명한 새마을 운동이란 명목으로 수많은 노동력이 착취 되었지만, 생각해 보면 우리 나라가 살기 좋은 나라로 변모하게 만들었던 운동임에 틀림 없다. 마을길도 넓히고, 개울에 돌을 하나하나 주어다 제방을 쌓아 장마와 홍수를 이겨냈던, 초가집 벗겨내고 슬레이트 지붕으로 바꾸던 지붕개량 운동을 했던 시절이 있었다. 관련하여 이른바 4-H 표석을 마을 입구에 설치하였다. H의 이니셜은 두뇌(head), 마음(하트), 손(hand), 건강(health)을 의미하지만, 우리 나라에서는 지(智), 덕(德), 노(勞), 체(體)로 바꾸 사용하며 모든 농어촌에 적용시켜 운동을 했었다.
또한 모든 생계는 산에서 해결을 해야 했다, 비료가 모자라 산에서 풀을 베어다 퇴비 더미를 만들어 농사를 지었고, 일년치 땔감은 겨울방학 때 해 놓아야 하는 건 필수였다. 산나물 채취는 최소한의 주된 수입원 이었다. 특히 아버지가 병드신 후에는...엄니와 나는 더 더욱 더, 나는 애 어른이 되어야 했었던...그래서 나는 이제것 산을 떠나지 못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할미꽃 이야기를 하다 이야기가 삼천포로 빠지고 있지만, 아내에게 이런말을 하면 어디 딴 세상에 살다 온 사람 같다는 말을 하며 어의없어 한다. 참 풍요롭고 살기 좋은 세상이 되었다. 비만이 무서워 살빼기를 걱정한다는 것은 상상도 하지 못하던 시절, 무지하고 가난했던 우리 아부지 엄지 시대의 피눈물 나는 노고를 나는 한시도 잊은 적이 없다.
언젠가 나 또한 생을 마치는 날이 오겠지만,
나는 그 순간...잘 살다 간다고 말 할 것이다.
그것은 돈이 많은 부자가 절대 아니다 아니 못된다.
바로 마음에서 우러나는 풍요 아닐까 !
새삼 지난 어린시절이 주마등 처럼 생각이 난다.
한평생 고생만 하다 가신...늘 그리운 엄니...!
턱 밑으로 눈물이 떨어진다.
장미공원 호수 비단잉어
이늠들 꼼짝도 않고 요래 자고 있는 듯 하다고...
돌양지꽃
돌단풍꽃
형형색색의 튤립
이렇게 아내가 담아 온 솔마루길 할미꽃과 대공원 툴립
치열한 주중 회사일, 잠시 이렇게 할미꽃에 대하여 생각에 잠겨 보았다.
아내가 잠든 늦은 밤, 살짜기 크라스 잔을 비우는 혼술에 취기가 오른다.
밖은 추적추적 봄비가 내리고 있다, 좀 흡뻑 내려주면 좋으련만...!
어느새 올 봄도 막바지, 해가 갈수록 봄, 가을이 짧아지는 듯...
봄꽃들이 이제는 순서 없이 화들짝 피었다 지는 시대가 되고 있어 아쉽다.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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